산림*목재 언론

하나씩 꺼지는 불빛, MDF 공장!산림순환 붕괴·제재산업도 위험하다

forest-report 2025. 4. 12. 11:00
728x90
반응형
SMALL

 

REC 중심의 바이오매스 정책이 자원시장 왜곡 부추겨…10년 버티기도 어렵다

 

                                                                      사진제공 : 동화기업, 나무신문

국내 MDF 산업이 붕괴의 기로에 섰다. 30년 가까이 산업을 떠받쳐온 주요 생산라인이 하나둘 문을 닫고 있다. 이제 남은 라인도 길어야 10년을 버티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설비 노후화가 이유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정부 정책의 외면과 자원 시장의 불균형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놓여 있다는 분석이다.

 

가동 중단으로 돌아선 보드 산업 “더는 버틸 수 없었다”

인천 가좌동에 1995년 문을 연 동화기업 MDF 공장이 지난 2월 문을 닫았다. 악취 민원과 환경 규제, 노후 설비와 낮아진 수익성까지. 공장을 둘러싼 모든 요인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겉으로 드러난 상황은 단순했다. 가동을 계속하면 적자가 쌓이고 설비를 개선하자니 또 수십억 원이 들어갈 판이었다.

 

동화기업 관계자는 “공장을 돌릴수록 손해였다”며 “투자를 한다고 민원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고, 시장은 제품은 계속해서 원가 이하로 팔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공장은 대한민국 최초 MDF 공장(1984년)과 나란히 자리했던 국내 MDF 산업의 상징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30년을 넘긴 설비는 결국 수명을 다했으며, 재투자 되지 못했다.

 

문제는 이 사례가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다. 동화 가좌동 공장까지 전국 8개 생산라인 중 최근 3개가 문을 닫은 것인데, 남은 5개 라인 중 4곳 역시 1990년대 중반에 지어졌다. 곧 동화 가좌동 공장과 같은 처지가 된다는 말이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국내 주요 5개 사의 영업이익은 A사 –197억, B사 -53억, C사 –146억, D사 –21억, E사 –99억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드 산업을 무너뜨린 건 시장이 아니라 제도

MDF 산업이 무너진 직접적인 원인은 제조원가 상승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정부 정책이 있다.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는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를 발전용 연료로 사용할 경우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를 최대 2.0까지 지급하도록 했다. 산림청도 발전용 바이오매스 확대에 보조를 맞추며 목재를 연료로 쓰는 시장에 바람을 불어 넣었다.

 

문제는 같은 원료를 두고 발전사와 목재 제조업이 경쟁하게 됐다는 점이다. 발전사는 보조금을 등에 업고 폐목재, 제재 부산물, 심지어 원목까지 더 높은 가격에 사들였다. 반면 보드사는 아무런 지원 없이 같은 시장에 남겨졌다.

 

목질 보드 업계 관계자는 “산림청은 ‘미이용’이라는 말을 하지만 그건 우리가 수십 년간 써오던 자원이었다. 그런데 발전용으로 쓰이기 시작하면서 우리 손에 들어올 수 없게 된 것”이라며 뒤틀린 구조를 설명했다. 이로 인해 원가는 뛰었고 제품 가격은 글로벌 시세에 묶여 있었다. 제조업이 견딜 수 있을 리 없었다.

 

순환의 축이 무너지면, 제재소도 흔들린다

보드 산업의 몰락은 제재산업에도 위기 신호를 보낸다. 제재소는 원목을 자르면서 부산물을 대량으로 배출하는데 이를 사들여 사용하는 대표적인 수요처가 바로 MDF·PB 공장이다. 이 순환 구조는 수십 년간 국내 목재산업의 기본이었다. 말이 대표적인 수요처이지 사실상 유일한 소비자다.

 

하지만 보드사가 사라지면 제재소는 그 부산물을 처리하지 못하고, 쌓인 제재 부산물은 치우지 않으면 결국 제재목 생산도 멈추게 된다. 실제로 동화에서 운영하던 호주의 한 제재소는 같은 이유로 공장 운영을 중단한 적이 있다. 부산물을 ‘돈을 주고’ 아주 먼 수요처로 보내면서까지 상황을 수습해야 했다.

 

이 문제는 제재소에 국한된 게 아니다. 원목을 생산하는 국내 산주에게도 직결된다. 지금까지는 보드사들이 매년 150만 톤 이상의 국산 원목을 구매해왔다. 그런데 그 수요가 사라지면 벌채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재 보드 산업은 단순한 제조업을 넘어서 우리나라 산림자원 순환의 중요한 고리이기 때문이다.

 

세계는 공장을 짓고 우리는 문을 닫는다

국내 산업이 무너지는 동안 해외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정부 주도로 제재소 인근에 보드 공장을 유치하고, 부지부터 물류까지 모든 인프라를 제공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산림자원을 효율적으로 순환시키기 위해서다.

 

동화기업은 말레이시아에서 직접 보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 원재료 단가는 톤당 약 30달러 수준이다. 한국은 그 세 배에 달한다. 이런 차이에서 국산은 수입산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해외는 산업을 살리려고 애쓰고, 우리는 고사시키고 있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관계자는 “한국 MDF 제조 원가는 세계 평균보다 2.5~3배 높다”면서 “이는 시장 탓이 아니라 정책 탓이다”고 밝혔다.

 

                                                      사진출처 : 동화기업, 나무신문


탄소를 저장하는 산업을 왜 버리나

REC 보조금은 본래 탄소중립을 위한 제도다. 하지만 지금처럼 목재를 태워 에너지로 쓰는 발전용에만 인센티브를 몰아주면 오히려 탄소는 빠르게 대기로 배출된다는 지적이다.

 

반면 MDF는 20년 이상 고정된 형태로 탄소를 저장하는 제품이다. 탄소중립 관점에서 보면 발전보다 보드가 더 친환경적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보드 업계 관계자는 “우리는 에너지를 만들진 않지만 탄소를 가둔다. 때문에 REC 제도의 본래 취지를 생각하면 지원이 어디로 가야 할지는 명확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재활용 가능한 원료에는 발전용 보조금을 제한하고, 물질 재활용 쪽에도 경쟁의 기회를 달라는 것이 목재업계의 요구다. 시작점이 같아야 공정한 경쟁도 가능하다는 것.

 

남은 공장도 10년 가기 힘들다

현재 국내에 가동 중인 MDF 생산라인 5곳 중 4곳은 1990년대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비 수명을 30년으로 보면 시간은 이미 바닥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설비를 들이려면 최소 수백억 원이 드는데, 수익은 바닥이고 미래 전망도 없다. 이 구조에서 투자할 오너는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너지 업계에서 목재 원재료를 비싼 값에 사들이는 이유는 MDF 등 목질 보드류 생산업계에서 같이 경쟁을 해주기 때문이다”면서 “MDF 공장이 사라지고 경쟁자가 없어지면 에너지 업계에서 더 이상 값을 쳐 줄 이유도 사라지게 된다. 오히려 산주나 제재소에 처리 비용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리고 경고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유야 어찌됐든 보드업계는 지난 수십 년간 우리나라 원목의 가장 큰 수요처였다. 산림청을 비롯한 관계 기관은 이 손님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출처 : 나무신문 서범석기자 2025-4-10

 

ps : 정책은 그래서 장기적이고 신중해야합니다. 일시적인 언론, 단체 등의 화살을 피하기 위해 면피성 정책을 쉽게 만들어버리면 목재산업계가 전부다 멸망하는 일이 되는거지요.....물론 자유경쟁의 세상이지만 지금의 목재산업계 현실은 정말로 끝이없는 하락의 길인거 같습니다.

 

728x90
반응형
LIST